특수전사령부 국제평화지원단 소집 10주 차 & 출국 0주 차
1. 들어가기 전
2. 일상
3. 마무리
1. 들어가기 전
모든 내용은 절대 대한민국 국군, un 평화유지군의 의견이 아닌 고작 8개월 활동한 개인의 생각입니다. "보기가 불편하거나 생각이 다르면 나가세요."
앞으로는 일기를 중점으로 주단위로 글을 써 내려가려 한다. 국제평화지원단에서 2달 머무르는 동안은 사진이 거의 없어 글이 지루 할 수 있다. 출국 후에는 사진이 꽤 있으나 보안에 문제없는 사진만 올리려 한다.
군 관련 내용은 모두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만 작성하였으며 군기밀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뺏다.
2. 일상
소집 10주 1일 차
아침을 먹고 캐리어에 짐을 조금 채웠다.
점심에는 지원과에 또 끌려가서 100명가량의 예방접종 증명서를 복사하고 여권에 끼워 넣었다.
저녁에는 집에 보낼 택배 무게를 측정했다. 1제대로 먼저 간 동기들이 남수단 생활관 에어컨이 많이 추워서 무조건 침낭을 들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쿠팡에서 주문하고 혹시 몰라 두꺼운 옷도 하나 챙겼다. 그리고 배낭무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배낭에 무거운 짐을 넣으라는 꿀팁을 알려줬다. 또 에티오피아에서 리튬 배터리 물품 5개 제한도 전혀 상관없다고 하여서 보조배터리도 쿠팡에서 주문했다.
소집 10주 2일 차
오전에 코로나 PCR 검사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생활관 청소를 했다. 캐리어 무게도 측정하였는데 25.2kg이 나와서 안도하였다. 쿠팡에서 어제 주문한 물건들이 모두 도착했다. 정씨(TOD)가 압축팩을 빌려주어서 백팩에 디지털 무늬 옷을 모두 넣었다.(저번에도 말했지만 반군 문제로 군 디지털 무늬는 배낭에 모두 챙겨야 했다.)
소집 10주 3일 차
아침부터 생활관 대청소를 하고 머리를 잘랐다.
점심을 먹고 휴대폰을 불출받아 대한항공 어플에서 체크인을 했다.(에티오피아까지 마일리지 줌!) 지통실에 보관 중이던 상용정보통신 기계도 모두 불출받아 짐을 정리했다.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마지막 저녁이라고 국평단에서 배려해 줬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푸짐하게 식사가 나왔다. 수육, 명이나물, 된장찌개를 양 제한 없이 맘껏 먹으라고 했다.
저녁을 먹고 캐리어 무게를 측정했다. 무게를 초과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짐을 빼야 했다. 통과하는 사람은 캐리어를 1층 지통실 옆에 배치한다. 이후에는 원칙상 캐리어에 손댈 수 없다.
밤늦게까지 세탁기 쟁탈전이 발생했다. 모든 사람들이 출국 전 빨래를 돌려 몰래 캐리어에 넣으려고 하고 있었다.(사람 생각은 다 비슷한가 보다) 문제는 나도 세탁할 빨래가 있었다 ㅋㅋㅋㅋ 00시에 건조기를 다 돌리고 다른 간부님과 몰래 캐리어에 짐 넣으려고 1층으로 내려갔는데 많은 간부님들이 짐을 추가로 넣고 있었다(사람 생각은 다 비슷한가 보다 22), 심지어 지통실 상황근무자분이 과자 먹으면서 구경하다가 어둡다고 손전등을 들고 와서 켜줬다 ㅋㅋㅋㅋ.. 그러면서 지원과 간부, 2제대 책임자에게만 안 걸리면 된다고 하셨다. 결국 다음날 캐리어는 아무 문제 없이 기내에 잘 실렸다.
소집 10주 4일 차
아침에 모포와 포단을 반납하고 건물 대청소(분리수거 없이 싹 다 버렸다)를 했다.
점심을 먹고 휴대폰을 불출받고 배낭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난 두꺼운 침낭을 가지고 있어서 배낭 위에 끈으로 고정시켰다. 백팩은 따로 무제 측정이나 내부 검사가 없었다. 그리고 2제대 인원들과 해파센터 1층에 해파기념관에서 사진을 찍었다.


15시에 국평단 수송 버스를 탑승하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인천공항에서 여러 장성급, 짬원사 분들이 한명한명 악수를 해주신다. 그리고 인천공항 협조로 정말 빠른 수속을 마치고 어디 가장 구석에 게이트에서 대기를 한다. 이동 중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보고 말도 건다. 한 외국인 기장이 나한테 un 군이냐?, 어디로 파병 가냐? 물어봤는데 south sudan, juba로 간다고 대답했더니 그런 나라는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남수단에 가서야 비행기를 매일 타는 기장조차 왜 모르는지 알았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까지 최소 10시간은 넘게 걸린다. 알아서 시간 잘 녹여야 한다. 그래서 난 기내식 먹으며 길이 추천해 준 netflix 웬즈데이를 봤다.(비행기에서 마지막으로 정상적인 한국식사를 했다.)
국평단에서 남수단 도착까지 모두 본인의 전우조(?)와 철저한 동선이 짜여있다. 이를 모두 계획표로 만들어 배부하고 이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어리바리하는 순간 개털린다.
출국 0주 1일 차
에티오피아에 밤늦게 도착하여 7시간 정도 대기를 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였지만 신선했고 낮에도 덥지 않았던 거 같다. 코로나여서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 부대시설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항와이파이를 사용해서 친구들과 연락을 했다. (와이파이 속도 1mb/s 정도로 큰 기대를 하면 안 되지만 카톡이나 dm에는 문제가 없다. 그리고 남수단 가면 이조차 그리워진다.) 너무 심심해서 정씨(TOD)하고 1시간 정도 놀다가 피곤해서 그냥 공항 벤치에 앉아서 잤다.
해가 뜨고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남수단 주바 공항으로 이동했다. 주바공항에 내려 입국수속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데 얼굴이 익을 뻔했다. 10분 만에 피부가 따가운 수준을 넘어 아파졌다. 한국과는 너무 달랐다. 그리고 공항에 착지할 때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걸 보고 단단히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입국수속을 하고(도장 쾅 찍고 끝이다, 입국 심사관, x-ray 검사기 하나밖에 없음), un id 카드를 수령받고 UNMISS 임시 캠프로 이동하였다.
버스를 타고 10여분 이동하여 임시캠프에 도착했다. 난민수용소 상위호환 버전으로 생각보다 준수했다.(과거 한빛 ㅇㅇ진에서는 비행기 격납고에서 70명이 임시거주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전기 다 들어오고 에어컨 켜지고 모기 적당히 있고.. 화장실 샤워장은 답이 없다.






점심으로 임시캠프에 우육면이 배달 왔다.(우리는 코로나로 격리 중이어서 캠프밖으로 나가거나 외부인과 접촉할 수 없다)
아직 주요 간부를 제외하고는 현지 usim을 받지 못해 인터넷을 할 수 없어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몇 명은 15진에게 받은 받은 유심으로 진짜 아껴서 카톡을 했다. 부러웠다.
그리고 본인 이름이 마르코라고 주장하는 현지인이 우리 캠프 안에 들어와서 usd(달러) -> ssp(south sudan pound) 환전을 권유했다. 나는 해볼까 생각이 있었는데 간부님들이 ssp 필요 없다고 하지 말라고 하셔서 못했다. 그리고 간부님들이 안 볼 때 마르코에게 usim 없냐고 물어봤는데 내일 챙겨서 다시 오겠다고 했다.
저녁으로 야채 없는 수제 햄버거를 먹고(짜기만 하고 뭔 맛인지...) 밤하늘을 봤는데 달이 밝고 un기지 조명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다. 현지시간으로 20시쯤 다들 잠들었다.


출국 0주 2일 차
05:30에 일어나 점호를 했다.(한빛부대는 현지 기온을 고려하여 1시간 일찍 일과를 시작하고 끝낸다.) 남수단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복무신조를 제창하니 괜히 자랑스럽고 기분이 이상했다. 바로 배달 온 조식을 먹고 누워 있었다. 어제 usim을 팔기로 한 마르코가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밖에서 얼쩡얼쩡 거렸는데 별 소득은 없었다. 그리고 다른 동기가 모 장교님께 "친해진 중국군에게 구매를 해도 되는지" 물어봤지만 어렵다는 답을 받았고 우린 마르코만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답답하여 UN 임시캠프를 청소하는 현지고용인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 현지 환율(당시 1$ = 635 ssp)이나 기타 정보를 이것저것 물어보다 혹시 usim을 사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임시캠프에서 5분만 걸어가면 살 수 있으니 사라고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격리 중인 사정을 설명하고 10 usd를 충전해 주면 5 usd를 팁으로 주겠다고 했다. 현지고용인(모세스)은 zain usim을 사다 줬다. 그러나 usim이 충전이 안되어 있어서 말을 하니 다시 갔다 오겠다 했다. 그리고 다른 동기 2명도 각각 팁을 주고 부탁하였고 다시 돌아왔을 때는 모두 충전이 되어있었다. usim을 끼우고 영어를 잘 못하는 나는 오프라인에서도 번역기를 쓸 수 있게 구글 번역기부터 다운로드하였다.
나는 usim에 데이터를 충전하고 동기들에게 핫스팟을 켜주려 했으나 켜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구글에 서칭을 열심히 해보니 아이폰 기준 설정->셀롤러->셀롤러데이터 네트워크에 들어가서 apn을(모든 apn zain은 Internet을, mtn은 mtn / internet을 다른 칸은 공백) 입력하니 핫스팟을 킬수있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비싼 daily 요금제로 300mb를 결제하여 사용했는데 나중에는 5시간 1gb요금제를 사서 핫스팟을 켜줬다. 데이터로 친구들하고 카카오톡 통화를 하며 시간을 때웠다.(시간도 잘 가고 데이터 소모량도 적음)


점심을 먹고 담배가 부족했던 동료들이 모세스에게 담배를 부탁하려 했으나 간부님들에게 몇 번 걸린 우리는 바로 끌려가서 접촉하면 안 된다는 주의를 받았다. 그리고 중국 공병대장하고 친해진 동기가 위챗으로 대화하며 라면을 교환하고 중국담배를 받았다.


저녁을 먹고 시간제한 요금제를 구매하여 동기들과 나눠 썼다. 인스타를 하니 데이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남수단에서 인스타는 죄악.) 데이터가 남아서 남수단 최저시급을 검색해 봤는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조금 더 잘 사는 수단 기준으로 한 달 평균 소득이 1$, NGO나 기관에 현지 고용인은 한 달 평균 소득 6$였다. 모세스 오늘 팁으로 때부자 됐네...
오늘 여러모로 인생에서 꽤 재밌는 하루였다. 영어가 정말 부족하단 생각도 했고 자신감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출국 0주 3일 차
새벽에 점호를 하고 어제와 같은 메뉴의 조식을 먹었다(딸기잼 마려웠다).
기독교 국가인 남수단은 오늘 일요일이라고 데이터 150mb를 무료로 나눠 줬다.(매주 나눠줌, *102*11#로 전화하면 된다.)
쉬다가 간부님이 모기장을 못 접어서(접기 난해한 모기장이 있다.) 힘으로 접고 계시길래 도와드렸더니 한국에서 가져온 과자를 나눠주셨다. 오늘도 친구들과 연락을 하며 놀다가 임시캠프에 특전부사관님들이 대충 만든 야외헬스장? 에서 체력단련을 했다. 쪄 죽는 줄 알았다.
저녁으로 치즈도 수제, 소스도 수제, 도우도 수제인 페페로니 피자가 나왔는데 한국인이 좋아하는 토마토소스가 거의 없어서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그리고 내일 보르 지역(unmiss 동부사령부, 한빛부대 주둔지)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일찍 잠들었다.

3. 마무리
이 당시 내가 아프리카에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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