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5주 차
1. 들어가기 전
2. 일상
3. 마무리
1. 들어가기 전
모든 내용은 절대 대한민국 국군, un 평화유지군의 의견이 아닌 고작 8개월 활동한 개인의 견해입니다.
일기를 중점으로 주단위로 글을 작성하려고 한다. 남수단에서 찍은 사진이 꽤 있으나 보안에 문제없는 사진만 올리려 한다.
군 관련 내용은 모두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만 작성하였으며 군기밀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뺏다.
고정 출연 인물 정리
권씨(통신 유선병, 전역 후 호주에 거주 중)
정씨(TOD 운용병으로 함께 작전 수행함, 전역 후 소방공무원 준비 중)
K중사님 (의무대 AMB 수송관으로 함께 작전수행함, 늘 재밌고 친절했던 삼촌)
허씨(공병 통역병, 함께 작전 수행함, 전역 후 라섹함)
공병 3팀장님 (MSR 작전 지휘관, 내가 가장 존경하는 군인이고, 상관이고, 어른이다)
2. 일상
남수단 5주 1일 차
"ㅇㅇ 지역에 무장한 수백명 가량의 인원이 집결했다"는 UN 첩보와 계속되는 현지 정세 불안으로 MSR작전 재개가 연기되었다. 아침에 사무실에서 할 일 없어 심심해하는 나에게 통신팀장님이 업무를 주셨다! 서류에 주요 직위자 서명을 받으러 부대를 돌아다니는데 다들 지통실에서 회의 중이셔서 아무도 안 계셨다. 공사과 통역병이 원두커피를 내려줘서 마시며 회의가 끝나길 기다렸고 한 번에 서명을 다 받고 복귀했다. 복귀하고 권씨가 ㅇ초소 감시장비에 노후된 통신선 교체 작업을 가길래 따라갔다. 선을 다 깔고 전원을 인가하려는데 전원이 안 들어왔다. 다들 멘붕이 왔지만 이리저리 점검하다 단자를 교체하고 해결했다.
오후에 신인성 검사를 하고 ㅇㅇ 생활관에 스피커를 교체하러 갔다. 교체 중 선로 자체가 이상해서 유선반장님이 먼저투성이인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셨다. 나도 따라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유선반장님께서 더러워진다고 올라오지 말라 하셨다. 나는 복귀를 하고 유선팀은 다른 곳에 보수 작업을 갔는데 권씨가 벌에 쏘여서 돌아왔다. 건들지도 않았는데 윙~ 날다가 쏘고 도망갔다고 설명했다. 손가락이 퉁퉁 부어서 타코야끼처럼 됐다. 많이 아파 보였다.
퇴근을 했는데 "ㅇㅇ 지역 및 ㅇㅇ에 ㅇㅇ 목적으로 수백 명(일부 무장)의 인원 잔류"이라는 UN 첩보가 들어왔고 타 국적 부대의 작전 지원 거부와 현지정세 상황을 고려해 모든 작전을 무기한 연기하는 명령이 내려왔다.
저녁에 통신부사관님이 UN 마켓에서 구매하신 수박과 파인애플을 주셔서 우유, 스프라이트와 섞어 화채를 만들었다. 저번 Emergency 사태 때 도와준 작전병을 초대해서 같이 먹었다.
남수단 5주 2일 차
오전에 ㅇㅇ쪽 통문을 폐쇄하기 때문에 통신팀에서는 비상벨을 해체하는 작업이 있었다. 유선반장님을 따라가서 비상벨을 해체하고 바로 통신불량이 있는 ㅇ초소쪽 자석전화기를 확인하러 갔다. 그런데 전화기에서는 어떤 문제도 찾지못해서 선로문제를 예상을 했지만 땅 밑에 매립되어있는 선로를 점검할수가 없었다. 고민하고 있는 찰나 유선반장님께서 밖으로 노출된 선로에서 합선을 발견하고 정비하셔서 다행히 해결할수있었다. 그리고 유선팀과 초소를 돌며 선을 정리했다.
오후에 차량용 무전기를 설치하러 갔으나 차량이 운행중이여서 그냥 돌아왔다. 이날 해외파병 수당이 들어오는 날이여서 인트라넷으로 파병수당 조회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인트라넷 속도가 매우매우 느려서 오래걸리면 1시간 이상 걸린다)
남수단 5주 3일 차
외곽 초소에 유선 장비를 설치하는 계획이 있어서 아침에 출근 하자마자 유선반장님 옆에서 하루종일 장비만 조립했다. 끝나고 난 뒤 통신부사관님이 핫멜트 덕지덕지 지같이 칠해놨다고 하셨다 ㅋㅋㅋㅋㅋㅋ (작동만 잘 되면 됩니다!)
오후에는 새 단자함에 사용할 선을 만들었다. 권씨와 야외에서 50m 단위로 선을 수십 개 깔아서 하나로 묶는 작업을 했다. 별일이 아닌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더워서 기절할번 했다.
작업을 끝내고 식당에서 단장님이 마음의 편지 답변 시간에 참여했다. 솔직히 별 소득은 없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단장님은 내가 알던 대령과는 다르게 유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걸 느꼇다.
남수단 5주 4일 차
"어제 야간에 주둔지 근처에서 ㅇㅇ부족이 현지군인에게 총격을 가하고 상점 약탈 및 방화"라는 UN 첩보로 하루를 시작했다.
통신팀으로 출근하자마자 무선반장님과 작업을 나갔다. 작전 재개가 거의 확정되어 무선반장님과 작업을 나갔다. 작전때 사용할 증폭기를 설치하고 지휘통제실과 연결된 안테나 몇개를 점검했다. 점검하던중 안테나와 연결된 통신선이 모두 땅속으로 매립되어 파야할지 고민했지만 다행히 다른 방법으로 점검할수있었다. 그리고 마침 유선반장님이 안테나쪽에 올라가 계셔서 해체를 부탁했는데 해체중에 너트가 떨어져 무선반장님이 맞으셨다. 무선반장님이 "선임이 후임 때린다!ㅋㅋㅋㅋ"라고 장난으로 소리질렀는데 유선반장님이 "안 때릴수가 없는 후임"이라고 답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후에는 MSR작전에 가지고갈 예비용 핸드토키 10개를 부품별로 불출해서 조립하고 포장했다. 그리고 한국 합참에서 비행기 타고 날라와서 마음의 편지를 진행했는데.. 뭐 별 문제가 없어서 그냥 해당사항 없음으로 휘갈기고 나왔다.
저녁 식사로 오징어간장조림, 생오이, 깍두기, 계란국, 밥이 나왔고 너무 먹기 싫어서 통신병들과 라면을 끓여먹었다.
남수단 5주 5일 차
아침에 전원인이 연병장에 모여 설남 기념 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전날 멘트를 알려줬지만 길어서 기억이 잘 안났기 때문에 대충 웅얼웅얼거렸다. 설날이라고 딱히 기쁜것도 없어서 자세히는 기억이 안난다. 그렇지만 사진을 촬영하는 공보병이 활선차에 타고 높이 올라가서 찍는데 나도 타보고 싶었다.
출근 후 빈둥거리다 권씨가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길래 옆에 가봤다. USIM 빼는 핀을 잃어서 대체할만한 것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 동축케이블 피복을 벗겨서 만들었는데 놀랍게도 동축크기가 딱 맞아서 의외로? 잘 됐다. 권씨가 여러개 만들어서 판매할 생각하고 있길래 말린다고 힘들었다.
오후에 정말 할일이 없어서 친구 전역일 보고 있었는데 전산담당관님이 "전산병은 얼마나 바쁜데 무선병은 놀고있다"다고 뭐라 하셨다. 그래서 장난으로 "전산병 MSR 보내고 제가 공부해서 전산업무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했는데 "너는 공부해도 못해 임마~"라고 답하셔서 장난인걸 알지만 상처 받았다.. 근데 진짜 일을 안하는게 아니라 오자마자 MSR 작전 나가서 뭘 해야하는지 모르는걸 어떡해...
퇴근했는데 군종부에서 단위대 전체에게 팥빙수를 만들어 주었다. 너무 맛있어서 위에서 받은 상처가 아물었다.
남수단 5주 6일 차
일기는 없지만 사진을 바탕으로 복기한 내용이다.
이 날 브런치 식사 때 브라질 닭으로 만든 백숙이 나왔다. 반마리임에도 크기가 엄청 났고 정말 맛있었다.
점심에는 개인적인 일로 인해 군법무관님께 무료 법률 조언 서비스를 받으러 갔다. 군법무관님의 판례 지식으로 속이 시원해지는 답을 받았고 잘 해결 할수있었다. 군법무관님은 보직 특성상 무서울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상담을 받아보니 정말 따뜻한 분이셨다.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배수로 쪽에서 나온 뱀을 경비대 아저씨들이 잡고 있었다. 어찌어찌 잡으시고는 "혹시 이 뱀 부대에서 키우는 사람이 있는겁니까?"라고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셨다. 편견이 없으신거 같았다!
남수단 5주 7일 차
일기가 없다. 아마 별일 없었던 걸로
3. 마무리
계속 부대 안에서 한량처럼 있다보니 살짝 눈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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