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주차
1. 들어가기 전
2. 일상
3. 마무리
1. 들어가기 전
모든 내용은 개인의 주관입니다.
2. 일상
호주 1주 1일 차
새벽 4시쯤 소방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처음에는 별 냄새가 안 나서 오류겠지라고 생각하고 무시했다. 다시 잘려는데 5분 넘게 사이렌이 울리자 옆에 박씨, 문씨가 일어나서 복도를 정찰하고 왔다. 어떻게 할지 상의하고 있는데 복도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들 내려가고 있길래 우리도 휴대폰만 챙겨 내려갔다.(그 와중에 문씨는 가방을 챙겼다.) 1층에 내려가니 백팩커스에 모든 사람들이 내려와있었고 다들 추워서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러다 소방관분들이 도착해서 올라갔고 10분 정도 뒤에 화재감지기 오류로 상황이 종료되었다(덩치 좋은 소방관분들이 도끼 들고 올라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결국 방으로 올라가서 다시 잤다.
어제 늦게 자기도 했고 새벽에 테러(?) 당해서 10시까지 푹 잤다. 그리고 씻고 오늘 다른 곳으로 떠나는 장형과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 서핑을 하러 본다이비치로 갔다. 본다이 비치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고 파도가 1~2m로 서핑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그렇게 보드를 빌리러 let's go surfing 렌탈샵에 갔는데 파도가 세고 조류가 강하다는 이유로 보드를 빌려주지 않았다. 대화 중에 문씨와 박씨가 beginner이라고 말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기준에서 그렇게 나쁜 파도가 아니었다. 우리 보고 2일 뒤에 오라는데 windfinder로 파도 예측을 보니 2일 뒤에는 파도가 아예 없었다(그런 파도 탈 거면 bondi를 왜가... 양양 가지). 여튼 할 수 있는 게 없어 결국 숙소로 돌아왔다(인종차별 할매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없었다).
셋이서 호주은행에 돈을 넣기 위해 atm 기계에서 토스카드로 aud를 인출하고 다시 commonwealth bank atm에 넣었다. 그 와중에 박씨는 며칠 전 설정한 카드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계좌가 잠겼다(금붕어인가?)
그렇게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짧지만 정들었던 장형과 작별인사를 하고 박씨, 문씨는 렌트집을 계약하러 갔다. 집은 매우 좋고 신분증과 자료를 확인해 보니 확실해서 집 렌트 계약을 했다.
여튼 그렇게 금요일에 이사하기로 했다. 며칠 전부터 박씨가 짬뽕을 먹고 싶다 해서 한국식 중화요리집을 갔다.
https://search.app.goo.gl/RjzbmEC
(식당에서 내가 어떤 일을 저지르긴 했는데 블라인드)
호주 1주 2일 차
아침에 박씨는 잠긴 계좌를 풀기 위해, 나는 payid(휴대폰 번호로 송금하는 기능)를 등록하려는데 이미 전화번호가 등록되어있다는 문제를 해결하러 은행에 갔다. 난 솔직히 하나도 못 알아들었는데 대충 hopeful, check, call back you, 6 months 어쩌고 하길래 시간이 걸린다로 받아들였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예전에 지원했던 소방설비(스프링쿨러) 사장님이 내일 면접오라고 하셨다. (처음에 내가 전화를 못받았는데 '메세지 보고 연락하는거니까 전화를 나한테 한번 걸도록, okay?~'라고 토시 하나 안틀리고 음성메세지를 남기셨다, 반말해서 조금 짜증났다.)
오후에 나는 블로그를 쓰고, 박씨는 연습 삼아 스키장 화상 면접을 보고, 문씨는 job을 찾았다. 중간에 모르는 사람이 박씨한테 전화를 했는데 영어가 빨라서 난 하나도 이해를 못 했다. 그런데 박씨가 yes, okay 이러길래 와... '영어 듣기 잘하네'라 생각했는데 전화 끝나고 물어보니 자기도 이해 1도 못했는데 그냥 yes, okay라고 한 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에 또 전기통닭과 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방 카드키를 잃어버려서 1시간 동안 찾으러 다녔는데 결국 못 찾았다. 5불을 내고 재발급받았다.
(이 당시 나는 시드니에서 살맛 났는데 이유는 블라인드)
호주 1주 3일 차
아침에 자다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스프링클러 회사 면접을 갔다. 분명 google map을 보고 기차를 탔는데 내가 내려야 하는 Lidcome역에서 안 멈추고 한참 지난 뒤 blacktown(호주갱들이 사는 곳)에서 내려줬다. 다행히 아침이어서 별일 없었고 사장님께 전화를 해서 사정을 설명드린 후 지각을 했다. 사장님께서 커피를 사주시고 이것저것 조언도 해주시고 여튼 두 개의 선택지를 주셨다. "1번은 여기서 1년만 살 거면 화이트카드(= 한국 건설안전교육)만 받고 바로 일하러 와", "2번은 여기서 오래 살고 싶으면 먼저 농장을 가서 세컨비자를 받고 일하러 와" 나는 생각해 보고 연락드리겠다 말씀드렸다.
그렇게 면접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박씨에게 전화가 왔다. 대충 요약하면 '어제 스키리조트 청소부 면접 한 곳에서 계약하자고 연락이 왔고, 박씨가 서류에서 떨어진 나도 불러줄 수 있냐 물어봤는데 스키장에서 된다고 대답이 왔다'였다. 결국 우리는 스키장에서 방을 청소하며 스키나 타기로 결정했다.
점심을 먹고 이제 여유가 생긴 나는 블로그를 썼다. 문씨는 스키장 가기 전까지 짧게 일할곳을 찾아보고 있었다. 무슨 치즈공장에 지원을 했다는데 연락은 안 왔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5분 넘게 문을 차는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여자숙소 쪽 복도에서 누군가 help me를 외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무슨 일이냐 물어보니 화장실 안에 갇혔다고... 내려가서 관리인에게 말해줬다. 그리고 방에서 휴대폰 보다 잠들었다.
호주 1주 4일 차
밤사이에 박씨가 들락날락했는데 아침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토했다고 한다.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난 일찍 일어나서 서핑보드(숏! 5~6ft)를 중고로 알아봤다.
점심을 맥도날드에서 먹고 날씨가 좋아 혼자 나가볼까 고민했는데 그냥 졸려서 잤다. 중간에 깨서 다시 서핑보드를 알아봤는데 보관할 집도 아직 없고, 해변까지 이동할 차도 없고, 언제든지 떠나야 할 수도 있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문씨는 job 문자를 10개 보냈는데 아직 하나도 연락이 안 왔다.
저녁으로 문씨와 쌀국수를 먹고(고수를 넣어먹으니 더 맛있었다) 아픈 박씨를 위해 울월스에서 빵과 음료를 샀다. 그리고 문씨는 저번에 계약했던 집에 가서 잔금을 내고 키를 받아왔다.
이후 새 집 주소로 tfn letter(이 나라는 주민번호 개념이 없기 때문에 tfn 세금번호가 꼭 있어야한다, 사실상 소득 원천징수 용도)를 신청했다.
호주 1주 5일 차
아침에 천천히 일어나 이사 준비를 했다. 나와 문씨는 금방 준비했는데 박씨는 짐이 많아서 오래 걸렸다. 박씨는 아직 아파 보였다.
새 집으로 캐리어(라 쓰고 이민가방이라 읽는다)를 끌고 이동하는데 박씨는 짐이 많고 균형이 안 맞아서 개고생을 했다. 또한 나도 균형이 안 맞아서 고생을 했다. 단독아파트인 새집에 들어가는데 1층에 직원이 항시 앉아 있어서 조금 놀랐다.
짐을 풀고 근처 coles 마트에서 장을 봤다. 나는 소 안심, 등심, 부챗살, 샐러드, 각종소스, 진저비어(호주에서는 한국 식혜 정도 영향력)를 샀다. 그 와중에 박씨에게 전화가 와서 가보니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한다. 문씨와 박씨가 물건을 보고 있는데 백인 여성이 물건을 발로 차고 위잉, 위잉 소리 냈다고... 뒤늦게 내가 주위를 돌며 찾아봤지만 이미 사라진 후였다.
집으로 돌아와 등심을 구워 점심을 먹었다.
이후 쉬다가 아파트 헬스장을 갔다.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좀 아쉬웠고 수영장은 꽤나 마음에 들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호주 도착 후 처음으로 세탁기를 돌렸다. 이제야 사람답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비가 오지 않는 다음 주에 뭐 하고 놀지 찾아봤다. 문씨가 미식축구를 보고 싶어 했는데 이미 표가 매진되어 갈 수 없었다. 문씨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암표를 찾아다녔다.
새집이 정말 마음에 들어 이제는 나도 좀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 1주 6일 차
춥고 허리 아파서(소파에서 자서인지, 오랜만에 데드리프트해서인지 모르겠다) 아침 일찍 깼다. 일어나서 휴대폰을 보다 처음으로 아리랑뉴스를 봤다. 내 영어실력이 형편없다는 걸 체감했다. 열심히 듣고 있는데 박씨와 문씨가 일어나서 방해하길래 헬스장으로 가버렸다. 헬스도중 어떤 동양인 여성분이 어쩌고 저쩌고 했는데 하나도 이해 못 했고 바디랭귀지로 대충 알아듣고 내가 앉아있던 벤치를 드렸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문씨가 아직도 자고 있어 깨우고 씻었다. 점심을 먹고 나가고 싶었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음 주로 미뤘다. 대신 다 같이 상의 후 블루마운틴 투어를 예약했다. 최대 7인이고 1인당 10만원정도였다. 날짜는 여러 매채를 모두 비교해서 저녁 구름이 가장 적은 다음주 월요일로 잡았다. 또한 어제 문씨가 찡찡거린 AFL 미식축구 경기에 잔여좌석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갑자기 좌석이 생겼다. 아쉽게도 좋지 않은 자리(뭔가에 가려질 수도 있다고 경고 뜬다, 가격 할인 따위는 없다)지만 일단 암표가 아닌 것에 감사했다.
누워있다 늦게 저녁을 먹었다. 요즘 부쩍 식사량이 많아졌다. 안심 두팩 , 미고랭(동남아 라면), 크로와상, 음료수를 먹었다. 여기와서는 먹는 것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식사 때가 가장 행복하다. 저녁을 먹고는 조금 놀다가 아리랑뉴스를 복습하며 영어공부를 했다.
호주 1주 7일 차
아침에 혼자 일어나 아리랑 뉴스를 봤다. 그리고 헬스를 가려고 했는데 온몸이 너무 아팠다. 결국 에어팟 끼고 소파에 엎드려있다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잠에서 깼는데 12시였다. 그런데 현지인들이랑 축구하러 간다 했던 박씨가 집에 있었고 "왜 안 갔냐"라고 물어보니 "우천으로 취소됐다"고 대답했다.
자고 있는 문씨를 깨워서 coles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몇 번 가다 보니 이젠 수월했고 열심히 장을 봤다. 얇은 부챗살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팔길래 바로 담았다. 무사히 장을 보고 미트볼, 샐러드, 안심, 스크램블을 만들어 먹었다.
조금 누워있다 바로 헬스를 갔는데 자세가 이상한 건지 중량이 안 올라갔다. 그리고 전체적인 근육이 너무 뭉쳐있어 대충 하다 나온 뒤 아파트 스파에서 반신욕을 했다. 마지막에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처음 보는 호주형이 있었다. 잠깐 얘기를 나누다가 꼭 먹어봐야 할 호주 음식을 추천해 주셨다. meet pie는 근처 pie face에서, 캥거루 고기는 jane에서, fish and chips는 거기서 거기니까 아무 데나 가라고 하셨다 ㅋㅋㅋㅋ
https://search.app.goo.gl/KvQiwqt
https://maps.app.goo.gl/3ctooXmHnwo9SpQ58
그렇게 올라와서 저녁(호주 치즈를 처음 먹어봤는데 맛없다 에잉)을 먹고 아리랑 뉴스를 보며 영어공부를 했다. 그러다 문씨가 블루마운틴 트래킹은 가이드 없이 우리끼리 가자고 해서 루트를 찾아봤다. 그런데 나는 블루마운틴을 금오산도립공원정도라 생각해서 'google map을 보며 트래킹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들어가도 인터넷, 통신이 안된다고...
3. 마무리
비가 와서 여행도 못하고 아무런 소득도 없어서 계속 막막했다. 그러나 이제 집도 구하고 일도 구하고 하나씩 풀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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