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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11주 차

1. 들어가기 전
2. 일상
3. 마무리

 

1. 들어가기 전

모든 내용은 절대 대한민국 국군, un 평화유지군의 의견이 아닌 고작 8개월 활동한 개인의 견해입니다. 
일기를 중점으로 주단위로 글을 작성하려고 한다. 남수단에서 찍은 사진이 꽤 있으나 보안에 문제없는 사진만 올리려 한다.
군 관련 내용은 모두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만 작성하였으며 군기밀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뺏다.

고정 출연 인물 정리
권씨(통신 유선병)
정씨(TOD 운용병으로 함께 작전 수행함, 전역 후 소방공무원 준비 중)
K중사님 (의무대 AMB 수송관으로 함께 작전수행함, 늘 재밌고 친절했던 삼촌)
허씨(공병 통역병, 함께 작전 수행함, 전역 후 라섹함)
공병 3팀장님 (MSR 작전 지휘관, 내가 가장 존경하는 군인이고, 상관이고, 어른이다)

 

 

2. 일상

남수단 11주 1일 차

아침에 점호를 하고 TOB(임시숙영지)에서 작전지로 중장비와 인원이 이동했다. 작전지에서 11시쯤 전투식량을 먹고 교대팀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다들 시간이 남아서 사진이나 찍었다.

 

이제는 부대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져 오후 1시에 교대팀이 도착했고 인수인계를 했다. 그리고 나는 중형버스에 끼여 타서 복귀하는데 비포장도로여서 많이 흔들렸다(안전벨트 안하면 날아감, 에어컨 같은 거 없다). 그러다 갑자기 버스에서 엄청 큰 '펑' 소리가 났고 무전 후 모든 차량이 정지하여 점검을 했다. 처음에 타이어가 터진 줄 알았는데 멀쩡했고 다시 출발했다. 중간에 TOB에서 군장과 짐을 챙기다가 '버스 타고 부대까지 복귀하면 죽는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군의관님께 부탁해서 AMB(스타렉스 같은 우아한거 아니다) 뒤쪽 환자베드에 의무병과 나란히 누워서 복귀했다. 복귀하는데 공병대장님이 무전으로 기동정비팀만 작전지로 이동하라고 해서 정비관님들은 다시 돌아갔다.

 

17시 30분이 넘어 부대에 도착했고 배식조가 따로 담아둔 밥을 먹었다. 오랜만에 취사병들이 해준 밥을 먹으니까 행복했다.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씻고 바로 잠들었다. 

 

 

남수단 11주 2일 차

아침 일찍 3팀장님께 전화가 왔다. 공병대장님의 부대일정으로 직무대행을 해야해서 내일 작전지로 이동하는데 휴대용 위성장비에서 오류가 발생해서 해결해 달라고 하셨다. 어제 복귀했고 전투휴무여서 일단 오전에는 헬스하고 누워서 쉬었다. 

 

오후에 통신실에 가서 메뉴얼을 봐도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천천히 살펴보다 정상작동하는 장비와 비교해 보니 설정값 하나가 달랐고 수정하니 해결되었다. 

 

작지대장님이 MSR 작전 관련 이야기를 하셨다. 추후 있을 2차 작전 시작일은 미정인데 어떠한 이유로 작전 데드라인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과 똑같이 1주 단위로 교대임무를 수행한다고 하셨다.

 

저녁을 먹고 3팀장님께 고친 위성 장비를 돌려드리기 위해 메시지를 했지만 답장이 없으셨다. 그래서 내일 아침점호때 드리려고 했는데 21시 넘어서 생활관으로 직접 찾아오셨다. 장비를 드리면서 2차 작전 내용을 여쭤봤는데 아직 확정된 팀원은 없다고 하셨다.

 

 

남수단 11주 3일 차

그냥 헬스하고 누워서 쉬었다.

 

 

남수단 11주 4일 차

아침에 동기들이 출근한 뒤 일어나 생활관에서 시리얼 먹고 밖에 나왔는데 어제 복귀하신 정비관님들이 전투휴무를 보내고 계셨다.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작전지에 무선반장이 너 2차 작전에 투입시킨다는데?"라고 하셨다.^오^ 오늘 일부 높으신 간부님들이 작전 현장에 방문해서 2차 작전 팀원 구성을 검토중이라고 하셨다.

 

헬스장 갔다온뒤에 씻고 책 읽는데 점점 졸려서 그대로 잠들었다. 어영부영 시간을 녹였다.

 

야간에 (블라인드) 상황이 발생해서 참모장님부터 작전병까지 수십명의 직위자들이 지통실로 소집되었고 다들 비상대기했다. 부대에서 QRF팀도 출동했고 TOB에서도 정찰팀이 출동했다. 추후 상황이 파악되었고 큰 문제없이(다들 걱정하기는 했지..) 종료되었다.

 

 

남수단 11주 5일 차

여유롭게 밀린 빨래를 하고 헬스를 갔다.

 

점심으로 김치찜이 나와서 맛있게 먹고 꿀잠 자고 있는데 누가 깨웠다. 눈떠보니 유선반장님이었고 작전지에 무선반장님이 나를 찾고 있다고 했다. ㅈ됨을 느끼고 통신실로 가서 통신을 했다. TOB에 보관했던 위성장비 부수기재가 모두 사라져서 마지막으로 사용한 나를 찾은 거였다. 하나를 내가 사용한 건 맞는데 다시 회수해서 보관했고 그 이후에 TOB 이동이 있어 그사이에 다른 물품이랑 섞인 거 같은데... 여튼 무선반장님께 혼날 줄 알았지만 유선반장님이 중재해 주셔서 다행히 잘 넘어갔다.(이후 집갈때까지 종종 닦였다.)

 

저녁에는 통신팀 회식이 있어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라면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정리했다.

 

 

 

남수단 11주 6일 차

주말이라 딱히 별일은 없었다.

 

저녁에 정씨(TOD)와 통신팀 4명이서 불닭게티 끓여서 먹었다. 전투식량에 있는 볶음 김치 빼서 같이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내일 1차 MSR임무 종료 기념으로 점호도 없어 새벽까지 이야기 나누며 놀았다. 

 

 

 

남수단 11주 7일 차

아침을 먹고 휴대폰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사용불가능할 정도로 느려졌다.

 

근데 마침 유튜브 보고 있던게 집에서 커스터드푸딩 만들기였고 인터넷도 안 되겠다 이거나 해보자 해서 다른 통신병 1명을 꼬셔서 바로 진행했다. 돌아다니며 계란(식당), 컵(식당), 호일(무료나눔), 설탕(무료 나눔), 우유(보급), 인덕션(무선반장님 꺼) 등 재료를 챙겼다. 레시피대로 계란과 우유를 섞어 중탕한 뒤 호일을 씌우고 냉장고에 넣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다른 통신병이 설탕으로 카라멜을 만들고 있었다. 푸딩을 꺼내 카라멜을 넣고 다시 냉장보관을 했다. 저녁을 먹고 뜯었는데 2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는 계란 비린내가 너무 심했다. 아마 체에 안 거른 것과 신선함의 문제였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일부는 푸딩이 아니라 덜 익은 계란찜이 되었다. 원래 오븐이 있어야 하는데 중탕해서 그런 거 같다. 근데 잘 만들어진 것들은 의외로 먹을만했다.

 



저녁에 누워있는데 정씨(TOD)가 노래방(컨테이너에 노래방기계 넣은거다, 모기 존나 많다) 가자해서 끌려갔다. 앉아서 노래 부르고 있는데 통신팀장님이 갑자기 들어오셨고 너무 어색해서 조용히 휴대폰 보고 있었다. 그러다 생활관으로 복귀했다. 생활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슬리퍼 신고 뛰어서 계단을 내려갔다. 근데 계단 한개의 높이가 달라 균형을 잃으며 앞으로 넘어졌고 그 순간 발뒤꿈치로 계단을 차버렸다. 넘어진 뒤에 쓰러져서 소리 질렀고 뭔가 잘못됨을 느꼈다. 주변 흡연장에 있던 간부님들이 소리 지르는 거 듣고 구경 오셨다. 10분 정도 바닥에 앉아있다 절뚝거리며 생활관으로 돌아갔는데 오른발이 땅에 닿으면 너무 아팠다. 그래서 보고 드리고 작지대장님, 행보관님과 함께 의무실에 갔다. 근데 의무대에서 내일 아침에 오라고 했고(원래 주말에는 의무팀도 쉬어야해서 죽어가는 사람 아니면 안 받는다, 이해는 한다) 작지대장님이 잘설득해서 내과군의관님이 오셨다(영상의학과 군의관님 전투휴무, 정형외과 군의관님 작전중). 그리고 본인이 정형외과는 아니어서 일단 석고부목하고 내일 스리랑카 부대에서 운영하는 UN 병원에 가자고 하셨다. 생활관에 돌아와 진통제를 먹고 잤다. 

아 국가유공자 될수있었는데 / 문제의 계단

 

 

3. 마무리

내가 구른 계단은 이후에 형광 페인트칠, 안전띠 설치 조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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